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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기장

250315

by 천년의사랑중 2025. 3. 16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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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빠 팔순이라 비싼 식당에 다녀왔다.
원래 여행가려고 했었는데 아빠 허리를 다치시는 바람에 못가고 소박하게 식당가서 저녁이나 먹고 왔다. 대신 비싼 음식점과 비싼 케이크로..ㅋㅋ

식당은 철판요리점으로 인당 10만원이 넘었지만.....양이 부족했다는...ㅜㅜ
걍 호텔 뷔페 갔으면 좋았는데 아빠가 오래 이동하기가 무리될까 싶어 가까이로 가다보니..

난 투썸케이크정도면 될 거 같은데 셋째가 자기 레터링케이크 하고 싶다며 무려 11만원이 넘는 케이크를 제작했다. 귀찮게 들어가는 피규어까지 따로 사서 보내줘야 했음..레터링이라기엔 꾸미기 케익인..
아빠가 엄청 좋아하시긴 했는데.. 케익은 맛이 내 취향은 아니었다.ㅋㅋㅋ시트가 초코인데..시트 사이에도 초코크림인데 벨기에 초콜렛이라는데..내가 아는 벨기에 초콜렛이 아닌..너무 안 진한...그리고 꾸며놓은 크림부분에서는  뭔가 치즈케이크같은 시큼한 맛이 난달까??
겉치레보단 실익을 중요시하는 내가 동생들에게 한마디했다.

내 팔순엔 걍 투썸 초코케이크로 해줘라!!

돌아온 대답으로는....언니 팔순을 왜 내가 해줘???ㅜㅜ
너 T냐!!!??

아빠 칠순엔 여행가서 동영상 제작한거 감상해서 큰 기쁨 드렸었는데 팔순이 영 허전해 죄송스러워 이렇게 변명을 해보았다.

다 아빠가 허리 다쳐서 그래요!!

아빠가 좋아하신다.ㅋㅋㅋㅋㅋ
잘 키운 자식이 쏜다라고 씌여있는 머니건도 쏴드렸는데 가짜돈이 들어있었어서 섞어서 쐈더니 다 가짜돈인 줄 아시고 치워버리신다.ㅋㅋㅋㅋㅋㅋ
아빠!! 우리나라 돈은 진짜 돈이에요.
안믿으신다.
한참을 불빛에 비춰보신다.ㅋㅋㅋㅋㅋ

아빠, 팔순 진짜 축하드려요. 아빠의 다 타버린 청춘의 재가 우리를 이만큼 키웠네요. 제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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